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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정보

[공군] 일반병 마이너 특기 안내 1편 항공유류보급(2)

2018.05.04 작성

 

생각보다 시간에 여유가 생겨서 남은 거 마저 쓸게요


6. 그래서 자대가면 어떤가요? 배치받는 부서는요? 일은 할만 해요? 분위기는요?

  일단 제가 비행단 출신이라 비행단에 관한 얘기를 먼저할 거에요.(편제는 전비나 기타 비행단이나 똑같습니다 한 군데 빼고는 사용하는 항공기 유종도 같아요 어디든 비슷할 겁니다.) 우선 보급대대로 기재보급 동기들과 같이 배속을 받으실 거에요. 주임원사와 행정계의 지대한 보살핌과 관심 속에 대략 3일에서 5일정도 대대에서 생활을 하는데요(이건 비행단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나서 보급대대 예하에 있는 유류관리중대(일명 POL)로 보내질 겁니다. 보급대대 전체 통합생활관을 운영하는 부대는 출근만 중대로 하고 생활은 대대애들(기재보급)이랑 같이 합니다. 아마 비행단이 총 12개인가 있는 걸로 아는데 서너 개 정도만 통합생활관일 겁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는데 대부분은 유류관리중대끼리만 지내는 산재생활관을 사용할 것입니다. 짬찌들에게는 통합이 좋은데 짬이 찰수록 산재가 더 좋다고 느껴질 겁니다. 아무래도 과거에는 유류중대가 보급대대 내에서 악명 높은 부서였으니까요 제가 일병 때만 해도 분위기가 장난 아니였죠. 지금은 이거에 대해 걱정할 일이 없을 거에요. 안 좋은 게 많이 없어져서 생활면에서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 

  유류관리중대에는 유류통제반, 유류품질반, 유류저장반, 그리고 항공급유(지원)반이 있어요. 항공유류보급 특기에서 갈 수 있는 부서는 통제, 품질, 저장이고요 항공급유반(비행단에 따라서 불리는 명칭이 다른데 항유반 또는 유지반으로 많이 불립니다. 최근들어 항공급유반으로 명칭이 바뀌면서 간단하게 급유반으로 불리기도 합니다.)은 이제 특수차량운전 받은 것도 서러운데 특기학교 때 훈련단 성적이 안 좋은 관계로 세부 특기를 급유차로 받은 불쌍한 친구들이 배속받습니다.(그래서 그런가 유류관리중대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선임들은 다 유지반에 있습니다 여러분!! 좀 꼬장부려도 이해해주고 깍듯이 대해줍시다^^) 그래서 항공유류보급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은 전혀 관계가 없....는 건 아니지만 갈 일은 없다는 점 참고하시고요. 대신에 산재생활관이어도 POL과 유지반 묶어서 보통 살고 업무적인 면에서도 상호협력관계라 마주치는 회수가 많습니다. 아 이야기가 산으로 갈 뻔 했네요.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제 통제, 품질, 저장... 도대체 난 어디로 배속을 받을 것인가 궁금하죠? 그냥 저장반이라고 생각하시는 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티오가 통제반 2명, 품질반 2명, 저장반 10~15명 정도인데요 당연히 저장반에 갈 확률이 높겠죠? 통제반 품질반은 티오가 적어서 자리가 잘 안 납니다. 처음부터 통제반, 품질반으로 보내는 부대가 대부분인데 부대에 따라서는 무조건 짬찌 때는 저장반, 그리고 좀 배우고 나서 통제반이나 품질반으로 스카웃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잠깐만요? 통제반, 품질반, 저장반 설명을 안 하셨는데요? 어떤 일을 하는 곳이죠?


유류통제반: 유류의 재고관리(ATG시스템관리), 유류수령/불출 일정 잡기, 수령/불출 기록관리, 병사 사역차출권, 병사 휴가관리 등의 전반적인 유류관리중대의 행정업무 그리고 항공유와 지상유를 제외한 기타 잡유관리(윤활유나 모터오일)

=> 결론: 몸은 편하지만 머리가 편하지 않을 것. 유류중대의 뇌와 같은 존재. 컴퓨터(특히 엑셀)를 잘 다룰 줄 알거나 머리가 똑똑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본 사람이 잘 함.


유류품질반: 유류수령과 불출 시 유류의 품질을 검사하는 반. 품질시험을 해서 품질합격을 받아야 수령과 불출을 할 수 있다. 매우 중요한 부서. 그러나 유류관리중대의 최고의 꿀.

=> 결론: 몸도 편하고 머리도 편하고 마음도 편하고 대신 시험실에 쳐박혀 있어서 유증기로 인해 잠이 많아짐. 정기적으로 청주에 있는 항공우주의료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는다.


유류저장반: 유류관리중대의 꽃! 필자는 여기 출신. 유류의 수령/불출을 직접 시행하는 부서. 드럼적재와 유조트럭, 유조화차로 수령받는 일을 직접하기 때문에 半노동자로 인식됨. 사람이 많아서 기수가 잘 풀리면 일말상초 때 왕고를 잡을 수 있고 반면 기수가 꼬이는 경우 위에 분명 15명 있는데 막내가 상병이어도 위에 15명이 있는 희한한 경험을 하게 됨.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신병 때 왕고가 있으면 그 왕고가 이 사람이 상병이 된 순간에도 왕고를 계속하고 있는 불행한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유류작업 외에도 배수로 파기, 약간의 제초(POL은 워낙 넓다보니 비행단 차원에서 제초용역아저씨를 지원해준다. 그래서 의외로 제초로부터 약간 자유로움), 눈오면 제설(제설 때 유류탱크가 텔레토비 꼬꼬마동산처럼 흙과 잔디로 덮여있는 언덕형태로 되어 있어서 쉬는 타임에 쌀포대로 눈썰매 타면 개꿀잼), 유류시설물 관리(이건 항공유류보급 티오로 온 친구가 아니라 항공설비 티오로 온 병사와 항공설비 특기의 유류중대 소속 중,하사가 하는 일) 등을 한다. 거의 시설대대. 


7. 그러면 저장반가면 말그대로 ㅈ된 건가요?

  그건 아닙니다. 최종막내만 아니다면요. 유류보급 티오가 정말 웃긴게 한번 스타트를 끊으면 매 기수 15명 이상은 뽑아서 무조건 비행단에 한 명 이상은 매 기수마다 배속됩니다. 후임이 한달에 한번 꾸준히 오니까 짬이 일찍차게 되죠. 근데 이제 티오가 다 차버리면 안 들어옵니다. 왕고가 나갈 때까지요. 아마 일말상초 쯤 아니면 그 이상의 시간이 흐른 뒤 맞후임을 받을 것입니다. 그래서 막내라인을 제외하면 후임이 이미 일병 때부터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아져 상당히 편해지는데요 이런 면에서는 진짜 좋은 거 같아요. 신기한 게 후임들이 계속 들어오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절대적인 짬이 낮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일을 마스터해버립니다. 이거 신기합니다. 반면 상병 때까지 막내였던 사람은 신기하게도 후임이 들어올 때까지 막내짓을 알게 모르게 합니다. 암튼, 막내라인(밑에서 서너명정도)만 아니면 군생활 진짜 풀려버리기 때문에 이런 것이 저장반의 장점이라 할 수 있죠. 그리고 앞서서 말씀드렸던 화학관련 전공자 경력인정은 저장반만 해당됩니다. 오히려 품질반이 경력 인정받아야 되는 거 아니야 하시는데 저장반만 인정됩니다. 정유회사 취업을 노리시는 분들은 당연히 남으셔야 겠지요. 저같은 경우는 일할 때 빡시게 하고 쉴 때 쉬는 분위기가 확실해서 좋았습니다.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통제반이 불쌍해보일 정도로 저는 저장반이 좋았습니다. 참고로 통제반과 품질반은 자기 티오 후임 받을 때까지는 2인 티오 체제로 계속 가기 때문에 병장 때도 일을 해야 합니다. 저장반은 병장 때 되면 후임이 엄청 많아지게 되므로 작업에 아예 참여 안 해도 간부가 뭐라고도 안 합니다. 오히려 쉬라고 하죠. 통제반이나 품질반에 근기수나 동기가 있으면 병장 때는 굉장히 저장반을 부러워 합니다. 그러니까 저장반이 힘들긴 하지만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더 좋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거에요.


8. 너 통제반 가고 싶지?

  요즘에도 이렇게 장난치는 선임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이런 식으로 신병을 떠보는 악마들이 한 명쯤은 있을 겁니다. 이에 대한 대처방법을 각자 지혜롭게 하시길 바라고요 진짜 저장반 업무가 전혀 안 된다는 분들이 간혹 있으세요. 햇빛 알러지와 같이 희귀질환을 앓고 있다든가(어떻게 군대에 왔는지는 모르지만 이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기름에 대해 심한 반응을 보이시는 분(기름에 예민해서 두드러기, 발진, 수포가 생김)들은 알아서 통제반으로 배치해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대신에 연기(Acting)하면서 각재고 떠나려는 건 금방 티 나니까 자제해주시고요. 군대가 아무리 ㅈ같아도 군대에서 나 하나 살자고 각재는 건 서로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9. 꼭 가야할 자대, 피해야 할 자대

 이거에 대해서는 그냥 나열식으로 작성할게요

  

  전자: 공사, 교육사, 작근단, 38전대, 7전대 등 비전투부대 혹은 소규모 (포대, 사이트는 편제가 없음)

  후자: 11비, 20비

  나머지는 비슷합니다 진짜! 그냥 공사, 교육사 이런데 못 가시게 되면 집에서 가장 가까운 비행단으로 가는 게 현명한 선택입니다.


 특별히 힘든 건 아니지만 비추하는 부대: 3훈비, 19비 => 시설도 별로고 병사들 복지는 정말 안 좋다고 들었습니다. 밥이 일단 맛없고 치킨집 피자집 이런 것도 없음.(3훈비는 있는데 병사 사용 불가)


10. 맺는 말

  이 특기는 아시는 분이 별로 없으니까 소개를 해드린 것인데 솔직히 이 특기보다 좋은 특기 많잖아요. 입대 전에 많이 알아보시고 준비 철저하게 하셔서 좋은 특기, 하고 싶은 특기 받아서 만족스러운 군생활 하시는 게 가장 현명합니다. 다만 내 노력에 비해 결과가 안 좋은 경우 모두가 기피하는 헌병과 급양으로 가버리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이 특기를 꼭 기억하시고 3지망에 적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꼭 이 특기로 가라는 얘기가 아니라는 점 다시 한 번 말할게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입대예정자일 수도 있고 수료외박 나온 신병일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의 군생활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