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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정보

[공군] 수료외박이 길어서 할 일 없는 779기가 쓰는 훈련소 꿀팁

앞으로 좆빠지게 고생할 후배 기수들에게 미리 애도를 표하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라고 꿀팁이라도 남긴다.

내가 3대대 출신이기에 모든 건 3대대 기준이므로 참고할 것.


1. 모든 '근무'는 하지 마라.


훈련 1주차쯤 되면 자치근무자들을 뽑을거다.

소대 중대 대대 근무, 소대 중대 대대 기수, 군기근무, 군기근무, 급양근무, 호실근무, 군수근무, 의무근무, 시설근무, 행정근무, 보급근무 등등 존나 많다.

어떤건 호실 당 한 명 씩이기도 하고 어떤 건 소대당 한 명 정해져 있다.

보통 군수가 헬이네, 행정이 헬이네, 소대가 제일 힘드네 말이 많은데 대충 사실이다.

그런데 그보다 중요한건 그냥 모든 자치 근무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자치근무하고 받는 가점은 기본 1점이다. 소대근무 등등은 가점을 추가적으로 더 받을 수 있겠지만 크게 의미가 없다.

1점이 어떤 정도의 점수인지 감이 안올텐데, 종평 한 문제가 4점이다. 사격 한 발이 1점이다. 대성박력으로 발표 한 번만 해서 소대장이 가점 줘도 1점이다. 참고로 총점은 500점 만점이다.

그니까 한마디로 1점은 좆도 의미없는 점수라는거다. 진짜로 아무런 영향을 못미친다고 보면 된다.

저 위에 쓰여진 근무 중에서도 분명히 꿀 근무가 있을거다. 뭐 하는 것도 없고 잘 부르지도 않는데 가점 1점 준다 개이득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근데 분명히 알아야 할 게 아무리 꿀이라 하더라도 아무런 일도 안시키면서 가점을 주지는 않는다는 거다.

그리고 근무들을 소집할 때는 100% 남들 휴식하고 있는 신변정리 시간, 샤워시간 등등이다.

남들 쉬고 놀고 있을 때 한 번이라도 불려나가면 당연히 짜증나기 마련이다. 안그래도 뒤질듯이 힘들고 지치는 훈련소 생활에서 고작 1점가지고 고생하는건 아니다.


2. 용무신청은 안하는게 답이다.


용무신청 하는 절차는 갓 들어온 신입들에게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경례를 하고 관등성명을 대고 ~~님께 용무! 하면서 해야 한다. 용무신청 끝나고도 절차가 있다.

말로만 들으면 쉽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용무신청 상대는 조교나 소대장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보통 평범한 훈련병이라면 조교나 소대장과 일대일로 마주선 다는 것 자체에서 충분히 긴장하고 쫄리기 마련이다.

그 상황에서 저 절차들을 실수없이 통과하기는 생각보다 힘들다.

필승 해놓고 상대방이 안받아줬는데 경례를 내린다던가 관등성명을 실수한다던가 등등 할 수 있는 실수는 정말 많다.

그리고 그런 실수는 대부분 질책이나 얼차려로 이어진다.

용무신청 해야할 일이 분명히 있을 수 있다. 너무 화장실이 가고 싶다거나 아니면 몸이 많이 안좋다던가 등등

하고 싶은 말은 꼭 해야 할 때는 해야겠지만, 웬만해서는 용무신청을 최소화하라는 것이다.

만약에 불가피하게 용무신청을 해야 할 경우, 미리 속으로 충분히 연습해보고, 어느 정도의 얼차려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


3. 뭘 하든 눈에 띄지 마라.


눈에 띄지 마라는 건 좀 추상적이다.

구체적으로 예시를 들자면 줄을 설 때 가장 앞이라던가 뒤에 서지 않고 중앙쯤에 위치한다던가, 중앙에서도 바깥쪽이 아닌 안쪽에 위치하는 것 등이 있다.

설명을 보태자면 뒤에 섰더라도 대열 전체가 뒤로 돌게 되면 갑자기 자신이 가장 앞에 오는 경우가 생긴다. 대열의 앞쪽이면 당연히 조교나 소대장의 눈에 띄기 쉽고 그러면 얼차려를 받을 확률도 증가한다. 대열의 바깥쪽에 서게 되면 가끔씩 좌향우 or 우향우를 하게 되는데 소대장이나 조교의 눈에 띄기 쉬운 위치가 된다.

다른 구체적인 예시로는 밥을 먹더라도 조교쪽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는 것을 최대한 피한다던가, 어떤 행동을 특출나게 못한다거나 느리게 하는 것 등이 있다.

'눈에 띄지 말자'가 내 훈련소 생활 동안의 철칙이었는데, 범주를 좀 넓히면 근무를 하지 않는 것과 용무신청을 하지 않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덕분에 나는 다른 동기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얼차려를 덜 받고 원활하게 수료했다.


4. 훈련소에서 너의 이름은 '예! OOO 훈련병!' 이다.


저게 관등성명이다. 관등성명 철저 관등성명 철저 조교들부터 소대장까지 귀에 박히도록 말을 하는데 생각보다 저게 잘 적용이 안된다.

솔직히 말하자면 수료날까지도 관등성명 제대로 안 댈 때가 꽤 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런다.

관등성명을 따로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너의 이름이 관등성명 그 자체라고 외우면 생각보다 할 만 하다.

너의 몸을 건드리든 아니면 누가 너를 부르든 저 관등성명만 철저히 대면 일단 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5. 급양도우미는 7조 & 설거지를 피해라.


새로 들어온 훈련병들은 급양도우미라는걸 하는 줄도 모르고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좀 설명을 덧붙이자면 1600명 밥을 준비하고 배식하는데 급양 병사들로는 일손이 매우 부족하다.

그래서 하루에 몇 개 소대씩 번갈아가면서 급양 도우미를 하게 된다.

이걸 하는 날에는 하루종일 씻을 시간도 없이 바쁘고 학과시간에도 늦어서 소대 전체가 뛰어가는 일이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존나 힘들다.

그나마 꿀을 빠는 방법은 급양 도우미를 할 때에도 그중에서 좀 편한 일을 찾는 것이다.

편한 일을 찾는다기 보다는 힘든 일은 피하자는 마인드가 더 확률적으로 안전하다.

보통은 부식물, 입장, 수저 컵 등 꿀보직 > 배식 > 다음끼니 > 설거지 >7조 등의 순서로 편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부식물, 입장 등의 개꿀보직은 뽑는 인원은 적은데 하고 싶어 하는 인원이 정말 많다. 된다면 좋지만 안되는게 당연한거다.

배식은 뽑는 인원이 많은데 그보다 훨씬 더 하려는 인원이 많다. 초반에는 다들 어떤 곳이 더 편한지 잘 몰라서 경쟁이 안빡쎄지만 나중 가다보면 배식을 뽑을 때는 서로 뛰어가며 밀치기는 기본소양이다.

나머지는 생략하고 7조와 설거지가 정말 지옥이다. 여기서 말하는 설거지는 식판 설거지를 뜻한다. 식판 설거지와 식판 털기는 헬보직이라고 할 수 있다. 무조건 피해라. 이 곳에 뽑혀가겠다 싶으면 넣기&빼기 라는 보직이 있는데 이런 곳에 무조건 자원해서 나가라. 설거지보다 훨씬 편하다.

만약에 7조에 뽑혔다면 살아나갈 길은 딱 2가지이다. 신관배달과 배달이다. 신관배달은 뽑는 인원이 한 명이라 되기가 좀 힘들 것이다. 한다면 정말 좋다. 7조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편하다. 배달은 인원을 좀 많이 뽑는데 일이 꽤 빡쎌 때도 있지만 다른 7조를 생각하면 이정도는 천국이다. 만약에 7조에 끌려갔다면 무조건 배달을 해봤다고 하며 지원하는 것이 살아나갈 길이다. 7조에는 그 외 맨홀과 설거지가 있는데 둘 다 모든 급양도우미 중에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고 할 수 있다. 정말 좆빠지게 힘들다. 정말로 훈련받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런 헬보직에 안끌려가려면 무조건 배달로 빠져라. (내 경험담이다.)


6. 군대는 너 생각보다 훨씬 더 허술한 곳이다.


처음 들어왔을 때는 조교나 소대장이나 하나같이 다 무섭고 쫄아있기 마련이다. 뭔 초능력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도 나와 똑같은 사람이구나 하고 느낄 때가 많아진다. 그리고 그런 평범한 사람들이 너의 훈련소 생활을 관리한다.

해서는 안될 어떤 행동을 해야된다고 치자. 안걸리면 합법이다.

대표적으로 핸드폰이나 담배를 들고 왔다고 치자. 충분히 안걸릴 수 있다. 한 대대에 인원이 700명이 훨씬 넘어가는데 그들의 모든 관물함과 더블백을 검사할 수는 절대 없다. 숨기라면 충분히 숨기고도 남는다. 만약에 걸렸을 경우의 뒷감당은 본인이 해야겠지만 안걸릴 자신이 있다면 들고 와도 된다. 솔직히 말하자면 웬만해서는 안걸릴거다. 다만 조교나 소대장들보다 너의 동기들을 조심해라. 신고하는 건 언제나 동기들이다.

1주차 금요일에 반입불가물품들 택배로 다시 싸서 보내는데 이 때 안보내고 관물함이나 더블백에 숨겨도 절대 검사 안한다. 그 많은 인원 다 철저히 검사 못한다. 조교나 소대장이나 그렇게 시간 많은 사람들 아니다.

효전화는 부모님께 하는 전화다. 이거 전화번호 다 체크 안한다. 아니 못한다. 여자친구한테 해도 된다. 절대 걸리지 않는다. 이것도 신고정신이 투철한 동기만 조심하면 된다.

어떤 보급품을 잃어버렸다 치자. 훔쳐올 수도 있고 조교한테 용무신청해서 솔직히 잃어버렸다고 할 수 도 있다. 그냥 잃어버린 거 숨기고 있어도 안걸린다.


7. 꾀병은 생각보다 도움이 된다.

점수에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라면 유급이 안될 정도까지만 농땡이 피워도 괜찮다. 점수에 신경쓰는 사람이어도 점수에 피해 안가는 방향으로 꾀병 부리고 농땡이 피우면 개이득이다.

학과 시간 자체를 빠진다고 점수 감점이 되지는 않는다. 다만 그 수업 내용을 못들을 뿐이다. 물론 주요 훈련은 빠지면 그 자체로 감점이다.(유격, 사격, 화생방, 각개, 행군, 3개의 전투뜀걸음) 자기가 체력이 많이 부족하고 힘들다 싶으면 하루 쯤은 다리 절뚝거리는 척 하며 다리환자 대열 뒤에서 꿀을 빨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