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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정보

[공군] 비행단 헌병 오지마라(진지한 충고글)

진심 헌병 오지마라.

최소한 비행단만은 오지마라.

곧 병장인 기수로서 진심으로 충고한다.


1. 근무 그 자체의 가혹한 난이도

1.1 야외 환경


초병 뛰다보면 레알 헬이다.

니들 지금 겪는 이 땡볕에 총기 메고 라인 출입차량과 인원들 패스 찍으면서 근무하다보면 알게된다

더위와 추위에 약하면 레알 자살하고 싶어질거다.

특히 더위...추위는 핫팩이라도 몇개씩 쓰고 옷이라도 껴입는데

이 여름에 피부 화상입고 선크림발라도 새까맣게 타고...

건강에 자신있으면 그나마 버틸 수는 있을거다.


1.2 경계 근무 범위와 난이도


사이트나 포대 가라. 제발.

이 여름에 니들 여기 오면 외곽 도보순찰하면 3시간씩 걸어다닌다;

사이트나 포대 간 동기한테, "니들 순찰루트 20분이라던데 레알? ㅜㅜ"하고 물어보자

"그건 과장이고요, 그래도 40분은 걸려요."하더라.

기동 소대는 인원이 적어서 막내 때는 휴가를 거의 못 나가지만, 그나마 근무는 편하다.

경비 소대는 인원이 많아 막내 때는 휴가를 비교적 못 나가는 정도에서 그치지만 근무가 헬이다.

특히 외곽 초소(총기 들고 멍하니 사주경계만 하면 되는 초소)와 달리 소위 출입문 초소(라인 초소)는

들어오는 차량들에 일일히 다가가서 차량 확인하고 출입증 확인하고 하다보면 정말...겪어보면 안다.


1.3 야간 근무


각 비행단이나 교육사 등등 근무 형태가 다르겠지만 우리는

오전(07시30분-12시00분), 오후(12시00분-17시30분), 오열(17시30분-22시40분), 열셋(22시40분-03시00분), 삼팔(03시00분-07시30분)

이렇게 돌아간다.

사실 야간 근무 자체가 체력적 부담은 가장 적은데, 후술하는 비번 시간 휴식 미보장과 겹쳐 개같다.


2. 수면 부족(휴식/비번 시간 보장 없음)


근무 끝나면 쉴 수 있을 거 같지?

끝나고(근무 하번하고) 쉬는 "비번 시간"에 막내들은 사역, 잡일 개처럼 끌려다닌다.

툭하면 창고정리, 물품 재고조사, 청소, 행사동원...

심지어 2.3에서는 정해진 취침 시간도 못 지키는 경우를 서술할 것이다.


2.1 소대 자체 잡일(취침 시간은 보장되나 근무 끝나고 비번 시간 중에 내내 일하는 경우)


다 "밑에서 몇명" 이렇게 부르면

힘들어서 자다가 깨어서 막내 기수부터 뛰쳐나가고

그나마 소대 자체 잡일(분리수거, 소각장 행, 몇가지 현황파악 등)이면 덜 빡친다.

생활관에 누구 누구 삽니다- 하는 명단 조사 이런 거면 뭐;


그래도 소대 내에서는 서로 고생하는 것을 아니까 막내라고는 해도 웬만하면 야간 근무자를 아침 일찍 깨워서 잡일시키지는 않는다.

보통 38근무(새벽 03시-우리는 07시 30분까지) 하번하고 온 이후

야간근무자 오침 보장인 11시 30분까지 간신히 3시간 좀 넘게 자다가

11시 30분에 방송 쳐서 깨운다. "밑에서 몇명..."


2.2 대대본부에서 시키는 잡일(취침 시간은 보장되나 근무 끝나고 비번 시간 중에 내내 일하는 경우)


대대본부에서 내려보내는 공지에 의한 잡일은 쉽긴 한데 기분이 좆같다.

특히 그놈의 보급계에서 툭하면 전열기기 인가증 확인해라, 베개랑 침구류 현황 조사해라;

이새끼들은 조사를 해서 보내도 한달 뒤면 또 시키고 또 시킨다.

레알 죽여버리고싶다. 걍 창고에 불질러버리고 싶어. 진심 보급계 간부 씨발놈의 뒤룩뒤룩한 배때지 가르고 대가리 내려찍고 싶어.


2.3 대대본부에서 시키는 행사 동원(취침 시간도 보장 안 되는 경우)


배려심 없는 분대장/운전병들이 선탑시켜야한다고 삼팔 하번자를 09시에 깨우는 선탑이야 조수석 앉아서 머리수만 채우니까 괜찮은데,


좆같이; 전시행정용으로 군 행사 머리 채우라고 인원이 할당되어 내려온다.

"경비X소대 11명, 00일 09시까지 행사장으로"

이렇게 나오면 분대장 따라 갈리고 있다.

걍 칼같이 막내들 무조건 안 재우고 보내는 분대장, 그래도 삼팔자는 빼고 조금 윗기수 섞이더라도 보내는 분대장;

물론 빡대가리 주임원사 시발놈이 그냥 20명 부르면 상병이고 뭐고 없지. 다 눈 뻘개져서 끌려가는 수밖에.


3. 좆같은 작업난이도(체력 부담)


헌병 중 니들 대부분이 끌려가게 될 경계초병의 기본 근무에 경계시설물 보수가 있다.

물론, 초소와 울타리(펜스)를 말한다.


여름, 펜스를 덩쿨이 뒤덮는데 우리는 이 때 사계/덩쿨제거 작업을 나간다.

그 덩쿨들을 일일히 쪽가위 들고 자르기도 하고 톱으로 이파리만이라도 쳐내기도 한다.

그런데 그걸 그 더위에, 이중펜스 사이의 그 좁은 곳에서, 모기와 거미에 치이면서 말이지.

위에서 얘기한 비번 시간 휴식 보장이 안 되는 수준을 넘어서 힘들다. 그냥 몸이 힘들어.

특히 우기에는 수문과 배수로 찌꺼기를 파내야 하는 등 헬이다.


춘계, 추계, 전투진지 및 초소 보수공사랍시고 삽들고 가서 전투진지 흙 흘러내린 거 파내고

모래주머니 십수개 만들어서 전투진지에 둘러쌓아 축성하고;


겨울, 제설한다고 끌려나오는데 허리도 허리고 2번 항목에서 설명한 수면시간 부족도 겹치고;

그리고 레알 거짓말 안 하고 제설 터지면 병장도 끌려나온다.


4. 일과제 특기에 대한 상대적 박탈


근무 형평성의 문제인데, 근무 난이도 자체도 비교 불능하게 헬이지만,

일과제는 정말 연휴 다 쉬는데, 니들은 연휴에도 일어나서 근무 나갈 생각하며

군장 챙기고 보온병에 물 채우고 하고 있을게다.


6주에 크루 근무 위로 휴가 1일 주는 거?

해보면 알겠는데 2일 주면 초병 뛰고 싶지만 1일이면 그냥 안 받고 일과제 특기를 가고싶다.

연휴 못 쉬는 것 등등 생각하면 위로 휴가 1일은 절대적으로 손해다.


특히 타 특기는 가점과 포상휴가도 잘 뿌리기 때문에, 헌병이 그 개고생하며 받는 위로휴가 1일을

타 특기는 포상휴가 받아채워 절대적인 휴가일수 차이에서 이미 차이도 안 난다.

그리고 연휴라고 체련복 입고 마음 편히 돌아다니며 BX가고 도서관 가고 복지시설가서 당구/탁구치고 생활관에서 누워 PMP보겠지...





복귀하는 날이라 왠지 서글퍼서 글 남겨본다.

헌급방 헌급방 들어봤고, 비행단만은 가지말라고 하는 걸 들어보기만 했기에

나도 실제가 이럴 줄 몰랐다...